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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돈가스가 1만 1천 원?"…고속도로 위 '금(金)가스' 시대, 서민 등골 휜다

2025.09.30. 오전 12:38

고속도로 위 ‘금(金)가스’의 시대가 도래했다. 최근 4년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되는 인기 메뉴들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이용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휴게소의 꽃’이라 불리는 돈가스는 이제 1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표를 달고 있어, 웬만한 시내 전문점 못지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6월 8916원이었던 돈가스류의 평균 판매가는 올해 같은 달 기준 1만 1218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무려 25.1%에 달하는 인상률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8.3%)을 3배 이상 웃도는 충격적인 수치다. 이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돈가스 하나를 주문하는 것만으로도 지갑이 얇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가격 폭등은 단순히 한 품목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

돈가스뿐만 아니라 휴게소의 다른 대표 메뉴들 역시 가격 인상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우동은 5890원에서 6539원으로 18.1% 올랐고, 여행의 피로를 달래주던 아메리카노마저 4041원에서 4754원으로 17.6%나 인상됐다.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사랑받던 비빔밥과 국밥 역시 각각 16.5%, 15.4%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이제는 1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되었다. 간식 메뉴도 예외는 아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던 호두과자와 떡꼬치마저 각각 14.6%, 11.3%씩 가격이 뛰어올랐다. 이는 휴게소에서 간단한 식사와 간식만으로도 1만 원을 훌쩍 넘기게 되는 ‘고물가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다. 결국,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처럼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 증가, 그리고 휴게소 운영업체들의 높은 임대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비정상적인 가격 인상은 단순히 이러한 요인들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라는 특수한 상권이 지닌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로 위에서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이제는 ‘바가지요금’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게 된 고속도로 휴게소의 현실은 많은 이용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귀성길에 오르는 국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살인적인 물가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민홍철 의원의 지적처럼, 이제는 정부와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나서서 휴게소 음식 가격의 인상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단순히 시장 논리에만 맡겨두기에는 그 폐해가 너무나도 크다. 휴게소 운영업체들의 자정 노력과 더불어, 임대료 구조 개선, 식자재 공동구매 활성화 등 다각적인 정책적 지원을 통해 가격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다시금 모든 국민이 부담 없이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쉼터로 거듭나기 위한 사회 전체의 지혜와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영민 기자 (yeongmin@ilgantop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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