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시대, 안성 청원사 대웅전의 비밀
고려의 투박함과 조선의 화려함이 한 지붕 아래 공존하는 특별한 건축물이 국가지정유산 보물의 반열에 올랐다. 국가유산청은 경기도 안성 원곡면에 자리한 고찰 청원사의 중심 법당, 대웅전을 그 독특하고 뛰어난 건축사적 가치를 인정하여 새로운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청원사 대웅전의 가장 큰 특징은 건물 앞면과 뒷면이 서로 다른 건축 양식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정면에서는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화려한 장식(공포)을 배치하는 다포(多包) 양식의 위엄을 뽐내는 반면, 비교적 소박한 뒷면에서는 기둥 위에만 간결한 장식을 올리는 익공(翼工) 양식의 단정함을 드러낸다.

이처럼 한 건물에서 두 시대의 건축 양식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는 임진왜란 이전에 지어진 건물 중에서는 거의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매우 희귀한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고려 말의 건축 기법이 조선 초기로 어떻게 계승되고 변화해갔는지, 그 과도기적 양상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실물 자료라고 평가한다.
건물의 정확한 창건 연대는 미상이나, 학계에서는 처마의 무게를 받치는 부재인 '포작'의 정교한 장식과 구성 수법 등을 근거로 조선 전기, 더 나아가 임진왜란 이전에 건립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854년에 건물을 수리하며 남긴 기록(상량문)이 발견되어, 적어도 그 이전에 이미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단정한 규모를 지닌 청원사 대웅전은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차례의 수리를 거치면서도 창건 당시의 주요 구조와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목조 건축물을 넘어,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어지는 우리 고건축 기술의 흐름과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책이라 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보물 지정을 통해 청원사 대웅전이 지닌 뛰어난 학술적,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한편, 체계적인 보존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여 후대에 온전히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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