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성 위협하는 무용의 역주행, 무슨 일이?
대중음악과 뮤지컬의 양강 구도가 견고했던 국내 공연 시장에 지각 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무용 장르의 티켓 판매액이 전년 대비 29.5% 급증한 267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 성장률(18.8%)을 크게 웃도는 이례적인 도약을 이뤄냈다.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새로운 창작 동력과 관객 개발 노력이 자리한다. 지난해 공식 출범한 서울시발레단과 같은 신생 단체의 등장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GS아트센터 등 전문 공연장의 개관은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일 물리적 기반을 확장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컨템퍼러리 무용 작품들이 연이어 내한하며 관객의 안목을 높인 것 또한 기폭제로 작용했다.

올해 그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단연 서울시발레단이다. 창단 첫 시즌의 포문을 여는 작품으로 세계적 안무가 요한 잉거의 '블리스'와 샤론 에얄&가이 베하르의 '재키'를 더블 빌로 선보인다. 특히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가 초연한 '재키'는 국내 초연으로, 강렬한 테크노 비트 위에서 원초적 에너지를 분출하는 관능적이면서도 기이한 군무로 기대를 모은다.
LG아트센터와 GS아트센터 역시 파격적인 라인업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LG아트센터는 '무용은 난해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탄탄한 서사를 갖춘 해외 화제작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올리비에상 수상작인 크리스탈 파이트의 '어셈블리 홀'과 알렉산더 에크만의 대표작 '한여름 밤의 꿈'이 대표적이다.

하반기에는 더욱 과감한 시도들이 기다린다. 연극, 영상, 기술을 융합한 4시간 길이의 대작인 우카시 트바르코프스키의 '로스코'는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탐문하며 전에 없던 무대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GS아트센터는 영국 현대무용의 아이콘 웨인 맥그리거의 30년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과 예술의 혁신적 결합을 선보인다.
이처럼 국내외 유수 단체들의 수준 높은 신작과 화제작이 연이어 무대에 오르면서 관객의 선택지는 한층 넓어졌다. 이는 무용 장르에 대한 잠재 관객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2026년 공연계의 활기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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